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오는 장면부터 심장이 뛰기 시작했어요. 여주인공이 당황해서 뒷걸음질 치다가 책상에 걸터앉는 순간, 남자가 그 사이를 좁혀오는 긴장감이 화면 밖까지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.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듯한 거리에서 오가는 눈빛 교환이 정말 섹시해요. 우리 아기들은 아빠를 몰라요 라는 제목이 왜 붙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두 사람의 관계가 급진전되는 모습이 흥미진진합니다.
단순한 로맨스 장면인데 소품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있어 보여요. 남자가 읽던 동화책과 책상 위의 모래시계, 그리고 금색 조형물들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두 사람의 과거 혹은 미래를 암시하는 것 같아서 분석하는 재미가 쏠합니다. 특히 여주인공이 남자의 입술을 손으로 막는 장면은 이전의 어떤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도로 보여져서 더 깊게 생각하게 만들어요. 우리 아기들은 아빠를 몰라요 속 숨겨진 스토리가 기대됩니다.
입술이 거의 닿을 듯 말 듯 한 그 아슬아슬한 순간을 이렇게 길게 끌어주는 연출이 정말 대단해요. 보통 단극에서는 바로 키스로 넘어가는데, 이 장면은 여주인공이 남자의 입을 막으면서 감정의 고조를 보여줍니다. 남자의 당혹스러운 표정과 여자의 단호하면서도 떨리는 손끝이 너무 잘 표현되었어요. 우리 아기들은 아빠를 몰라요 에서 이런 감정선이 어떻게 이어질지 상상만 해도 설렙니다.
대사 없이 눈빛만으로 모든 감정을 전달하는 두 배우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영상입니다. 남자가 여자를 바라볼 때의 그 진지하고도 애틋한 눈빛, 그리고 여자가 그것을 피하려다가도 결국 마주치는 순간의 복잡한 심정이 눈에 다 보입니다. 우리 아기들은 아빠를 몰라요 라는 제목처럼 뭔가 숨겨진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눈빛들이었어요. 대사보다 표정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명장면입니다.
평범한 오피스 배경이지만 조명과 카메라 앵글 덕분에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로맨틱하게 느껴져요.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어두운 배경의 대비가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줍니다. 특히 남자가 여자를 책상과 벽 사이에 가두는 소위 '벽 밀기' 장면이 나오는데도 너무 자연스러워서 거부감이 들지 않아요. 우리 아기들은 아빠를 몰라요 의 배경이 이런 오피스라니 매일 출근하고 싶네요.